가을 뱃길 여행(보길도)
<해거름녘의 보길도 예송리 바닷가. 해변을 감싸듯 조성돼있는 상록수림은 천년기념물로 지정돼있다>
,
마저 영글지 않은 달빛(음력9.12)만으로도
섬마을 해변은 충분히 요염하다.
쏴~철석!,좌르르르...
쏴~철석!,좌르르르...
쟁반위에 구슬을 구르듯
파도가 밀려와 작은 자갈과 모래를 쓸고 내려가는 소리,
무대위의 명장면 뒤로 흐르는 배경 음악 같다.
밤이 깊어 갈수록 이별이 가까워 옴인가??
슬픔의 코로스는 더욱 짙어지고,
멀리서 들려 오던 개 짖는 소리도
아련히 잦아 들고있다.
전남완도군 보길면 예송리 바닷가
이곳 보길도에 유배온 조선의 대유학자 우암 송시열님과
정치가이자 문학가인 고산 윤선도와 마주하고 앉았다.
몇순배 술잔이 오고 가고,,,,
거나해 지자
尤庵께서 한서린 운을 뗀다
"八十三歲翁 蒼波萬里中
一言胡大罪 三黜赤云窮 "
(여든셋 늙은몸이 푸른 바다 한가운데 떠 있네
한마디 말이 무슨 큰 죄일까 세번이나 쫓겨난 이도 또한 힘들었을 것이다)하고....
허나
孤山은 여유롭다
"강촌에 가을이 드니 고기마다 살쪄있다
닻들어라 닻들어라
넓고 맑은 물에 실컷 즐겨보자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인간세상 돌아보니
멀수록 더욱 좋다"하고 노래 한다
- 어부사시사 秋詞中 -
되잖게도 내가 끼어 든다.
감히....
<미 완>
14. 10. 6.
<글씐바위:우암 송시열님께서 1689년 숙종때 제주도로 유배가던중 풍랑을 만나 잠시 피신했던 보길도, 동쪽끝 백도리 해변 절벽바위에 음각으로 새겨놓 詩,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고 있다>
<세연정:어부사시사의 산실,고산은 1637년 인조가 청나라에 항복하자 자초하여 귀양살이를 시작. 16년을 이곳 보길도에 머물면서 세연정에서
우리 국문학사에 길이 남을 어부사시사를 창작했다.세연정은 담양의 소쇄원,경북영양의 서석지와 함께 조선시대 3대 대표 정원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