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축복이었다(눈 오는 날의 기차여행2)

와룡골 2007. 6. 13. 12:58
      "축복이었다"
 
"강원산간 대설 주의보 발령"
일기예보 듣고
펑펑 쏟아지는
눈구경하러
여행길 나섰다가
눈은 못 만나고
어둠 내려 앉은 
경포 바닷가에서
성난 파도소리 들어며 이슬이만 깟다.

큰놈 농어한마리 잡아놓고 
오랜 옛적 잠자리에 든
이태백님 불러내어
한병 두병....

거나하게 술 취하자
이태백님 드디어,
옅은 구름 사이로 뜨오른
미쳐 못다영근, 보름 - 하루의 달을 쳐다보고
"하늘에.바다에,경포호수위에.내 술잔속에 그리고 님의 눈동자에..."
달 5개가 떳다"고 하든가!?
나도 술이 취해 정확히는 모르겠다.

다음날 일어나
하늘을 보고
"눈구경하러 세번씩이나 이길 왔는데....ㅆ" 하고
궁실렁거렸드니만
아!
돌아오는길
기차가 숨을 할딱거리며 태백준령을 넘는데
먼데,
높은 산에서부터 하얀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객실안은 이곳 저곳서 탄성이 터져 나오고..
 
산들은 금새
내가 그리든
그림엽서 같이 아름다운 하얀 세상이 되었다.

축복이었다.
 
                 06.  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