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햐얀 메밀꽃 피는 그곳에.....

와룡골 2007. 8. 10. 12:45

하얀 메밀꽃 피는 그곳에...

 

이번비 멎고
소슬바람 불어오면
하얀 메밀꽃 지천으로 피어날
봉평에(강원도 평창군)가 보고 싶다.

 

"메밀꽃이 소금을 뿌려 놓은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인 그곳에서
서른다섯

젊디 젊은 나이로 요절한 이효석님을 만나리라.
 
그와
그의 <메밀꽃 필 무렵>의 산실인
달빛 내려 앉은 메밀밭 바라보며
내 감히
그의 문학세계를 얘기 할수야  있으랴만은....

 

그가 살아 숨쉬던

암울했던 그 시대(1930년대)에
한 지식인의 고뇌가
이제와 그시대의 과거사로
서로 삿대질햐며 소모적 논쟁으로 밤낫을 지새우는
이 썩어빠진 정치판으로 인해
가슴 답답해하는 지금의 민초들 삶과는 어떤 차이가 있냐고
물어보고 싶다.

 

아니,
부질없는 생각일랑 접어두고
그와 어깨동무하고
소설의 무대인 봉평장도 구경하고
장거리 어귀 충주집에도 들러
메밀묵 안주 삼아 술잔이라도 기울이고 싶다

 

거나하게 술 취하면
왼손잡이 얼금뱅이라 했던가?
애틋한 물레방앗간 사랑얘기 안고 살아가는
허생원도 오라하고
조선달도 부르리라

 

질펀하게 술잔 주고 받으며
60여년의 시공을 넘은
그때의 삶의 애환들을 들어보고 싶다.

 

그옛적 충주댁은 아직 있을까.
있으면 어디 내가 한번 얼러보리라.
하룻밤 풋사랑의 추억이라도 남겨봄은 어떨까.

 

이번비 그치면
소슬바람 불어올테고
그러면

코스모스 꽃길 지나
봉평에는

눈이 싷립도록 
하얀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겠지.

 

그곳에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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